인천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을 개항한 데 이어 2003년 국가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반 구축을 위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역동적인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 중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특구는 인천 발전의 중심지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인천은 영세 공해배출업체가 밀집한 항구도시라는 '딱지'가 붙어 도시경쟁력은 다른 곳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는 주위의 시선이 달라졌다. 동북아중심 비즈니스 도시를 지향하며 요코하마,상하이와 경쟁할 '경제수도'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의 약점도 없지는 않다. 다른 지방과 달리 애향심과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해 뱃길의 요충지인 데다 북한 접경지역이어서 타지 사람들이 많은 탓이다. 인천 토박이는 전체 인구의 15% 정도다. 이 같은 지역 특성상 결속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역 인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향토 기업인에게 관심 높아져

그러나 최근 인천의 시세(市勢)와 경제 규모가 커지자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시민들 간 화합과 결속력을 다지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속을 다지는 데 경제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향 출신 기업인은 물론 인천을 '제2고향'으로 삼고 있는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인천 사랑하기'와 '인천 발전 기여하기'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에 혁명을 일으킨 셀트리온,송도로 본사를 옮겨온 포스코건설,지역 내 대학 및 기업연구소 등 글로벌 집단과 인재들이 인천에 뿌리를 내리면서 도시가 활기를 띠고 있다. 시민들도 이들을 중심으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일궈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인천 향토 기업론'이다.

'인천 향토 기업론'은 기업 대표가 인천 태생이 아니더라도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거나 지역사회에서 10~20년 넘게 활동해온 기업인이라면 누구라도 향토기업의 지위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지난해 11월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기인 대한노인회 인천시회 회장 등 뜻있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지역 기업인을 주축으로 한 '인천사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태어난 곳이 어디든 간에 인천을 사랑하는 기업인이라면 연고를 떠나 누구나 인천사랑회의 구성원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시장도 "올해 자랑스러운 인천인(人) 발굴 및 인천사랑운동을 확대해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동북아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스타 기업인의 요람

최근 들어 인천에도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스타기업인과 유력 기업인들이 많이 배출됐다. 바이오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비롯 국내 소프트웨어 1세대로 유명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세계적인 건축가로 알려진 안길원 무영건축 회장(인하대),국산 헤어드라이어를 세계 3위로 키운 이충구 유닉스전자 회장,전 세계 카지노 모니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산업용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코텍의 이한구 회장,'썬연료'로 유명한 태양산업의 현창수 대표 등이 그들이다.

또 인하대 출신으로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냈던 이기태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과 벤처 선구자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강화군(강화도) 태생인 이동준 코리아골프앤아트빌리지 회장(재경 강화도 향우회장)은 골프와 주거,문화를 복합한 골프아트빌리지 신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세계 5위 사장교인 인천대교를 건설한 인물도 영종도가 고향인 김수홍 인천대교 사장이다. 강화 출신 종성열 종성산업 대표는 판유리를 최초 제조한 기업인으로 알려졌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