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출가시키고 아내와 둘이 살다 보니 20평형대면 충분할 것 같더군요. 이번에 집 크기를 줄여 대출금을 갚을 생각입니다. "(임규택 씨 · 64 · 김포 장기동)

"남편 직장이 서울이라 직주(職住) 근접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내년에 김포한강로와 올림픽대로가 연결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손은정 씨 · 39 · 인천 검단신도시)

15일 외곽순환도로 김포IC 인근 '한강신도시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앞.개관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수백 명의 내방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문을 연 후에도 대기자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던 기존 수도권의 다른 분양 단지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오재근 대우건설 모델하우스 소장은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미뤄온 탓에 모델하우스 오픈을 앞두고 실수요자들이 문의전화를 거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규분양 기다리던 실수요자 몰려

이날 김포는 물론 경기도 일산과 인천 계양 · 부평구 등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합동 분양에 나선 '한강신도시 푸르지오'(대우건설)와 '반도 유보라2차'(반도건설)는 전용면적이 59㎡(분양면적 옛 24 · 25평형)로 같고 가구 수는 각각 812가구,1498가구다.

경기도 고양에서 온 주부 김소연 씨(34)는 "지금 전세에 살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돈을 보태 집을 마련해 볼 생각"이라며 "푸르지오 견본주택을 둘러봤는데 작은 평형인데도 수납 공간이 많고 거실이 넓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분양가나 대출 조건도 실수요자에게 맞춘 게 특징이다. 3.3㎡당 분양가는 대우건설과 반도건설이 각각 920만원,930만원 선이다. 전용면적 105~126㎡의 중대형을 공급하는 한라건설 아파트는 3.3㎡당 1050만원 남짓이다. 2~3년전 이곳 신규분양가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한라건설은 중도금 60%를 무이자로 빌려준다. 대우건설은 조기 계약자에 한해 시중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금리를 회사에서 부담한다.

반도건설은 중도금 30%에 대해 무이자 혜택을 준다. 반도건설 유보라 모델하우스를 찾은 최금주 씨(45)는 "이전에 분양한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하다"면서도 "기존 아파트 수준의 가격대여서 좀 더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3사 3색'의 차별화 전략

건설사들은 단지별 장점을 앞세워 예비 청약자들을 유인했다. 한라건설은 한강 조망권의 강점을 내세웠다.

박원우 한라건설 마케팅팀 과장은 "한강이 근처에 있고 도담산,조류생태공원 등도 가깝다"며 "전체 857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는 한강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 푸르지오는 전동 빨래건조대,인테리어 선택제 등으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김혜연 씨(38)는 "전동 빨래건조대는 바람이 나와 장마철에도 빨래 말리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식 씨(41)는 "침실 벽지와 붙박이장의 색깔을 선택할 수 있어 개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게 맘에 든다"고 했다.

반도 유보라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이정훈 반도건설 마케팅 팀장은 "중장년층이 선호할 만큼 품격 있는 단지로 꾸며진다"며 "드레스룸이 넓은 것도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포=심은지/박한신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