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최첨단 재난구조용 로봇을 개발해 놓고 정작 이번 대지진 사태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9일 인터넷판을 통해 "사람 대신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재난구조용 로봇이 재해현장에 방치돼 있다"며 "재해지역이 혼란스럽고 이 로봇을 조작할 사람이 없어 계속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안전기술센터는 '방재 모니터링 로봇' 2대를 미야기(宮城)현청에 방치하고 있다.

안전기술센터는 로봇을 원격 조정해 방사선량을 측정하려고 했지만 조정인력이 원자력발전소 내에 들어갈 수 없어 로봇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

다른 재난구조용 로봇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재난구조용 로봇을 만드는 '국제 구출 시스템 연구기구(IRS)'는 12일 지진 피해자를 구출하기 위해 로봇을 가지고 센다이시로 갔지만 조정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붕괴된 건물 더미에서 생존자를 찾는 뱀형 '능동 스코프 카메라'와 사람이 가기 힘든 재해지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쿠인스' 등의 최첨단 로봇이 계속 대기 상태라는 설명이다.

IRS 관계자는 "'조정인원이 없다', '쓰나미로 고립된 사람들을 구출하는 게 먼저'라는 이유로 로봇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베대지진 이후 재난구조용 로봇을 많이 개발했지만 이번 지진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