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성궤양환자 475명 추적 결과

아스피린이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 등의 소화성궤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은 내시경검사에서 소화성궤양 진단을 받은 475명과 비궤양성 소화불량증이 있는 335명을 대상으로 약물복용력과 흡연ㆍ음주량 등을 조사한 뒤 치료 후 1년에서 5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소화기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고령 인구비율과 함께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의 처방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소화성궤양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눈에 띄는 것은 소화성궤양 환자의 70.3%가 남성이라는 점이다.

특히 남성 소화성궤양 환자의 흡연율은 47.3%로, 소화성궤양이 없는 대조군 남성의 흡연율(24.3%)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음주의 경우도 남성에 한해 소화성궤양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여성의 경우 음주나 흡연이 소화성궤양 발병에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소화성궤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성별,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H. pylori) 감염 유무, 4주 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사용 유무, 흡연 등을 꼽았다.

헬리코박터균 유병률은 소화성궤양 환자의 72.6%에 달했으며, 4주 내에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복용한 비율도 소화성궤양군에서 23.6%로 대조군(11.3%)에 비해 높았다.

아스피린 복용도 소화성궤양 발병률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화성궤양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와 아스피린을 복용하더라도 궤양을 예방하는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들에서는 발병 위험도가 감소했다.

소화성궤양은 사회경제적 형편에 따라서도 발병 양상이 달랐다.

월평균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에서는 위궤양(7.5%)이 십이지장궤양(5.2%)보다 빈도가 높았지만, 8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에서는 십이지장궤양(12.9%) 발생률이 위궤양(5.3%)을 크게 앞섰다.

김나영 교수는 논문에서 "최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에 의한 소화성궤양보다도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소화성궤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스피린을 사용할 때는 궤양 예방약물의 사용을 권장하는 등 아스피린 복용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