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나흘 만에 2100대로 다시 올라섰다.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진 데다 외국인 귀환으로 증시 수급 여건도 개선돼 전 고점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23.79포인트(1.14%) 오른 2110.46에 거래를 마쳤다.전날 뉴욕증시 혼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장중 내내 강세를 이어가며 2100선을 되찾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함께 상승장을 주도했다.사흘째 ‘사자’에 나선 기관은 전날보다 매수 강도를 높이며 18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외국인도 1193억원 매수 우위를 지켜 상승 탄력을 키웠다.반면 개인은 사흘째 차익 실현에 나서 33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과 외국인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은 운송장비(3.13%),전기전자(1.67%)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발 호재를 타고 코스피지수가 지난 19일 세운 사상최고치(2115.69)에 도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올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과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키로 결정해 풍부한 유동성 효과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경기는 빠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어 투자심리 호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기존 2.3%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의회 국정연설에서 미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유동성 유입에 의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국내 기업의 수익성 증가라는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추세적 상승의 정당성이 강화되고 있다” 며 “여기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첫 채권발행 성공 등으로 남유럽 재정 우려가 수그러든 것도 호재”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수급 개선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외국인이 이틀 연속 순매수에 나선 데다 연기금도 사흘간 1000억원대 순매수에 가담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선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은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데다 다른 이머징 아시아 국가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아 식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적다” 며 “향후 원화가치가 절상될 가능성도 높아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한국 주식이 선호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상승탄력 둔화와 개인의 차익실현 가능성 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서준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빠르게 2100선을 회복했지만 기술적 부담에 대한 해소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외국인의 복귀 강도,이머징마켓의 추세 복원력 등이 아직 제한적수준에 그치고 있다” 며 “가격 조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간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