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질투심에 불타 연적(戀敵)의 낙하산을 훼손, 결국 피해자가 고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가 인정된다."

지난 2006년 11월 벨기에 동부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여성 스카이다이버의 추락사는 사고가 아니라 한 남성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삼각관계'의 비극적 파국이었던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20일 벨기에 동부의 통헤런 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은 피고인 엘스 클로테만스(여.26)가 엘스 판도런(여.당시 38세)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확실한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 증거만으로 클로테만스의 유죄 평결에 의견을 모았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함에 따라 추후 클로테만스에 대한 형량을 확정하게 되는데 언론들은 종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두 명의 자녀를 둔 스카이다이빙 애호가 엘스 판도런은 스카이다이빙 도중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탓에 4천500m를 수직으로 추락, 목숨을 잃었고 단순사고로 묻힐 뻔했다.

그러나 경찰은 낙하산 줄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점에 주목해 누군가 고의로 낙하산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 함께 스카이다이빙에 참여했던 클로테만스의 수상한 행적에 그녀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어진 수사에서 클로테만스와 판도런이 스카이다이빙 동호인인 마르셀 S.라는 남성을 사이에 둔 연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검찰은 클로테만스가 마르셀을 독차지하려 사고를 가장해 판도런을 살해했다며 기소했고 지난달 24일 재판이 시작됐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