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력 수출업종의 부품주와 의류,음식료 등 소비재주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 · 여행주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높은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일부 종목은 최근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다.

반면 건설 기계 중공업 등 산업재와 전력 등 유틸리티 업종은 업황 부진과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이익 전망치가 떨어지고 있다. 투자전략가들은 1분기 성적표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이달 하순부터 실적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이 올라간 종목에 부품주와 소비재주가 대거 포함됐다. 종합 전자부품사인 LG이노텍은 1개월 전만 해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81억원이었지만 이날 현재 146억원으로 80% 급증했다. 한화증권은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373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발광다이오드(LED) TV와 스마트폰의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호전이 부각되면서 LG이노텍은 지난 17일 6% 이상 뛰어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시장의 IT 부품주들도 영업환경이 나아지고 있다. 신성델타테크(LED) 유진테크(반도체) 이엘케이(휴대폰) 등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한 달 새 5~8% 늘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유진테크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76억원에서 올해 18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납품하는 반도체 장비 물량이 늘고 있어 성장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그 덕에 이달 들어 주가가 19% 급등했다.

자동차 부품주로는 섀시 등을 생산하는 성우하이텍이 단연 돋보인다. 당초 90억원으로 예상됐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0억원 안팎까지 늘었다. 이 회사의 실적은 주요 납품처인 현대차의 해외 생산 확대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328억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는 46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중소형 부품주들이 완성차보다 이익 개선폭이 더 커서 주가 전망이 좋다"고 평가했다.

영원무역 베이직하우스 대상 CJ 등 주요 소비재주들도 이익 증가율 상위권에 들었다. 이달 들어 베이직하우스 주가는 27%,대상은 13% 각각 상승하며 초강세다. 중국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베이직하우스는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모두투어 등 항공 · 여행주의 이익 전망도 밝다. 대한항공은 이날 장중 6만55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건설 기계 중공업 등 산업재와 전력 등 유틸리티 업종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후퇴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전력(-51%) 코오롱건설(-38%) STX엔진(-16%) 등의 감소폭이 컸다. 지헌석 NH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한전은 석탄값이 급등한 데다 수익성이 나쁜 가스발전이 늘어 1분기 이익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3월 말이 다가오면서 1분기 '프리어닝시즌'에 접어들고 있다"며 "시장이 박스권임을 감안하면 전 분기에 비해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중심으로 접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