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사망 미국인은 블랙워터 소속"

3일 파키스탄 북서변경주(州)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희생자 중에 미군 병사 3명이 포함돼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리들은 이날 북서변경주 로워 디르 지구의 샤히 코토에서 발생한 테러의 희생자 가운데는 미군 병사 3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군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소장도 "사망한 미군 병사들이 파키스탄 국경 수비대 훈련을 담당해왔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미군 병사가 테러의 표적이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공식적으로는 파키스탄에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데다, 미국의 대테러전으로 파키스탄의 치안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반미 감정이 커지면서 미국은 정보 및 군병력 훈련 등으로 한정된 자국 군대의 파키스탄내 활동을 부인해왔고 파키스탄 정부도 이를 숨겨왔다.

그러나 주파키스탄 미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 군인 3명이 죽고 2명이 부상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은 미국인 3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죽고 70여명이 부상한 이날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사망한 미국인들이 경비업체 블랙 워터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아잠 타리크 TTP 대변인은 AFP통신과 전화통화에서 "오늘 폭발은 우리가 저질렀다.

사망한 미국인들은 경비 업체인 블랙워터 소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죽은 미국인들이 페샤와르와 다른 파키스탄 도시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동안 무고한 시민의 죽음에 대한 복수할 것이라고 경고해왔고 오늘 그 복수를 실행했다"고 덧붙였다.

타리크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테러는 미국이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은신처로 알려진 북서부 국경지대에 대한 무인기 공세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미국은 전날 무인기 8-9대를 동원해 연방직할부족지역(FATA) 내 북와지리스탄의 무장세력 기지에 18발의 미사일을 난사했다.

무인기 공습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이 공격으로 무려 31명의 무장세력이 목숨을 잃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TTP 최고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연루된 지난해 연말 아프간 중앙정보국(CIA) 기지 테러 이후 파키스탄에서의 대테러전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