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 증시는 기술적 등락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동결과 옵션만기 이벤트를 통과하면서 반등재료가 소멸됐다. 이제 남은 재료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정도가 전부다.

최근 국내 증시의 반등 에너지로 작용했던 미국 증시도 전날 소비침체 우려와 에너지주 약세로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재차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는 환경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술적 등락 수준에 그치는 시장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스피지수 1600선 아래에서 부각되고 있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 정도가 현재 상황에서는 적절한 대응책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다우 지수는 12일(현지시간) 전날보다 93.79포인트(0.91%) 내린 10197.4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11.27포인트(1.03%) 하락한 1087.24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7.88포인트(0.83%) 내린 2149.0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부진한 매출전망에 따른 소비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에너지주들도 국제유가의 하락에 따라 동반 약세를 보였다.

월마트가 개장 전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올 4분기 실적전망은 기대에 못 미쳐 연말 소비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 신한금융투자 "기술적 등락 수준 지속"

신한금융투자는 취약한 투자심리와 수급환경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기술적 등락 수준에 그치는 시장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코스피지수 1600선 아래에서 부각되고 있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 정도가 현재 상황에서는 적절한 대응책이라고 조언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취약한 증시 내 투자심리와 수급환경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1500대 후반에서의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는 등락세 이상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규모가 연중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다는 점이 시장의 반등을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지수가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간다면 시장에 대한 접근 역시 짧게 보는 시각과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지수 1600선 이하에서 부각되고 있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를 중심으로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시장대응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 하나대투證 "역발상 투자로 해운업 노려라"

하나대투증권은 재미없는 11월 증시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중 중형주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 중인 중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11월도 방향성 없이 1600과 1530선 사이에서 지루한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11월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강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중형주가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기대를 접을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분명한 추세가 있는 장에서는 지수를 따라가는 대형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소형주 중에서 똘똘한 종목을 찾아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이다.

서 연구원은 "이달들어 업종별 흐름 중 하나는 기술적으로 이격이 많이 벌어지고 그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이 강세라는 점"이라며 "특히 건화물운임지수(BDI)의 상승은 운송업종의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을 중심으로 운송주는 실적에 대한 부담이 큰 업종 중 하나지만 오른 종목을 사는 것보다 더 빠질 것 같지 않은 종목을 사겠다는 역발상 투자전략에는 어느 정도 부합되는 업종이라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여줌에 따라 BDI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운송업의 부진이 예상보다 덜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며 "다만 이는 기술적 접근이지 펀더멘털 측면의 접근이 아니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종금證 "증시, 재차 상승국면 진입할 것"

동양종금증권은 미국의 경제지표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소외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추세하락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중순 이후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들에 의해 국내 증시가 재차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증시 부진을 풀어 줄 열쇠는 미국의 소비 및 주택경기 회복, 그리고 재고확보 국면 진입"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주 발표가 예정된 미국의 소비경기 관련된 지표들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미국의 주택경기 관련 지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미국 기업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재고확보(restocking)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산업생산의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