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출판기념회 훈훈한 풍경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배용준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22일 오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자신의 포토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기념회에 참석, "출판기념회는 처음이라 어색하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패혈증으로 입원까지 했다가 하루전 퇴원한 탓인지 목소리도 좀 기운이 없는 듯했다.

그래도 그는 차분하게 도예가 천한봉, 칠예가 전용복 등 10여 명의 전통문화 스승들을 소개하며 "이분들이 없었으면 이 책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전통문화 명인들은 1년 넘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운 배용준이 처음 자신들을 찾아왔을 때는 진정성을 의심했지만, 배용준의 행동을 보고 감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술 연구가 박록담은 "하필이면 가장 어려운 술 2개를 골라 배우겠다고 해서 말렸다"며 "기어이 배우겠다기에 곧 지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손가락이 부르터 껍질이 벗겨질 정도로 열심히 배워서 해내더라"라고 제자 배용준을 칭찬했다.

옻칠을 하는 칠예가 전용복도 "옻을 배우겠다기에 '옻 오름'이 염려돼 장갑을 준비했지만, 배용준은 단호하게 '장갑을 낄 것 같았으면 오지도 않았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배용준은 이날 기념회가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불편해하는 도예가 천한봉에게 직접 의자를 가져다주고 앉도록 배려하거나 명인들이 무대를 내려갈 때 일일이 무대 아래의 자리로 안내하는 등 제자로서 예의를 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한편, 출판기념회장에는 오전부터 국내 팬들과 일본인 등 해외 팬들이 배용준을 보려고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는 현수막도 직접 갖고 와 내걸었으며, 기자들에게 책 표지만이라도 보여달라고 외치는 팬들도 있었다.

국내외 400여 매체가 몰리는 등 취재 열기도 뜨거워 행사장 입구에서는 이름을 적고 번호를 불러 입장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