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8시17분께 서울역 인근 아파트 재건축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5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경의선 선로 위로 넘어져 경의선 통근열차 및 경부선,호남선 등의 열차가 운행 정지되거나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의 늑장 대응으로 사고 발생 후 15시간이 지난 자정을 넘어서야 경의선과 경부 · 호남 일반열차가 완전 개통됐다.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운행 중단 사실을 모른 채 서울역으로 왔던 상당수 승객들은 제때 열차를 타지 못해 환불창구로 몰려들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코레일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경의선 신촌~서울역 사이(아현터널 전방) 서울기점 북쪽 1.3㎞ 지점에서 타워크레인 전복사고로 전차선이 끊겨 경의선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경부선 KTX와 새마을호，무궁화호 운행도 차질을 빚는 등 '철도 대란'이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크레인 기사 심모씨(37)가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크레인 기사 심씨는 사고 당시 쇠파이프 등 300㎏가량의 자재를 운반하는 작업 중이었으며 하중을 이기지 못한 크레인의 아래 부분이 휘어지면서 선로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을 덮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한 때 경부 · 호남선 KTX와 일반열차 13개편은 운행이 완전 중단됐다. 서울~광명역 등 5개 일부 구간에서도 KTX 무궁화 등 36개 열차 운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한때 KTX 11개 열차와 일반열차 17개 열차가 최대 2시간45분 지연 운행됐다. 경의선 복구지연으로 차량기지에서 열차가 빠져 나오지 못해 경부 · 호남선 일반열차는 밤 12시까지 지연 운행됐다. 경부 · 호남선 KTX 운행은 오후 3시께 부산에서 올라온 KTX 열차를 곧 바로 하행선에 투입하면서 정상화됐다. 서울로 올라오는 상행선 KTX와 일반열차는 평소처럼 운행됐다.

코레일은 오후 8시30분께 사고지역 기중기를 제거한 데 이어 경의선 하행선(문산→서울) 구간 복구작업을 밤 12시께 끝내고 경의선 하행선 운행을 재개했다. 차량기지에서 열차투입이 정상화돼 경부 · 호남 일반열차의 정시 운행도 이뤄졌다. 경의선 상행선(서울→문산) 복구공사는 7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코레일은 타워크레인 전복 직후 운행 중이거나 철로 상에 멈춘 열차를 급전 시스템을 이용，가까운 역까지 이동시켜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켰다. 또 열차 예약 승객을 상대로 역 구내에서 방송을 통해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안내방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혼선이 빚어지면서 철도 이용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부산에 가기 위해 오전 11시 KTX를 예약하고 서울역으로 나온 문모씨(72 · 여)는 "사고 방송은 나왔지만 조만간 복구된다는 말만 되풀이해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낮 12시가 넘어서야 오후 3시께 운행이 재개된다는 방송이 나와 환불창구로 승객들이 몰려 30분 이상을 더 기다린 끝에 겨우 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 측은 공사를 진행했던 회사 측의 과실을 물어 복구에 사용된 비용 및 시설보수 비용 전액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