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감 쌓인 교실..숨진 학생 책상엔 조화만

음주운전자에 의해 사고를 당하고 공기총으로 살해된 초등학생 A(11)군이 13일 마지막으로 모교에 들른 지 이틀이 지났지만, 모교에는 여전히 슬픔이 가시지 않았다.

15일 A군이 친구들과 함께 떠들고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공부했을 교실에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사라진 채 적막감만 감돌았다.

제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충격을 받은 담임교사는 이날 학교에 출근조차 못했고 대신 수업을 맡은 교사는 침울한 분위기 속에 수업을 진행했지만, 교사의 작은 목소리만 교실을 맴돌았다.

교실 맨 앞자리에 놓인 A군의 책상에는 친구와 교사들이 갖다 놓은 조화가 놓였고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면 A군의 책상에 모여 생전에 밝기만 했던 친구가 생각나는 듯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실종 소식을 듣고 교사, 친구와 함께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았다는 이모(11)군은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애타게 찾았는데 친구를 다시는 볼 수 없다니.."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학생들의 등굣길에는 많은 학부모가 불안감에 아이를 직접 데려다 주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어머니와 함께 등교한 김모(13)양은 "전교생이 A군의 죽음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고학년들은 괜찮지만 저학년 후배들이 받았을 충격은 더 클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교사 박모(45.여)씨는 "등하교 시간에만 학부모와 아이들로 학교 주변이 북적거릴 뿐 조금 늦은 시간이 되면 길거리가 눈에 띌 정도로 한산해졌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 4일 밤 실종되고 10일 전남 담양군 남면 한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모(48)씨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고 공기총에 의해 살해당해 버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