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문을 연 '청라 한라비발디'의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이틀째인 17일 평일인데도 아침 일찍부터 방문객들로 붐볐다.

오전에만 1000여명이 찾았고 오후에는 2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주차공간이 모자랐다. 수요자가 큰 관심을 보인 131㎡형과 145㎡형 견본주택 내부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주부 박선희씨(48)는 "인천 상동지역 아파트에 입주한 지 8년째인데 분양받아 옮길까 해서 알아보러 왔다"면서 "구조가 마음에 드는 데다 분양가도 비교적 저렴해 '갈아타기'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수구에 사는 정진성씨(56)도 "아이들도 고등학교를 졸업해 좀 더 넓고 쾌적한 곳을 알아보다가 찾아왔다"며 "당장은 교통이 안 좋지만 입주할 때가 되면 개선되지 않겠나"고 기대했다.

오랜만에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 봄볕이 들었다. 인천 청라,파주 교하 등 수도권에서 이번 주부터 분양에 나선 주택건설업체들은 수요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고무됐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손님들과 분양 관계자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한 곳인 청라가 인기가 높은 요인은 가격 경쟁력과 입지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청라지구에서 첫 분양에 나선 한라비발디는 서쪽으로 중앙호수공원,북쪽으로 청라 골프장에 인접해 있다. 분양가도 3.3㎥(1평)당 1085만원으로 재작년 12월 청라에서 3.3㎥당 1350만원에 분양한 단지보다 300만원 가까이 싸다. 이번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데다 건설사도 미분양을 막기 위해 분양가를 낮춰서다.

한편 고양 일산가구공단에 이날 문을 연 파주 교하신도시의 '한양 수자인' 모델하우스에도 2000여명의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분양가는 85㎡(25평)형이 3.3㎡당 890만원 선이며 108㎡(32평)형이 980만원으로 1000만원대 이하로 나왔다. 149㎡형만 3.3㎡당 1100만원.중심상업지역과 경의선 운정역이 가깝다. 85㎡ 초과 주택의 경우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완화된 요인도 크다. 서울 강서구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정명길씨(42)도 "분양권 전매제한이 계약 후 1년으로 줄었으니 여차하면 팔 생각도 있다. 실수요 반,투자용 반"이라고 밝혔다.

분양업체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한라비발디의 분양대행을 맡은 이민제 펜타씨앤디 사장은 "기대 이상으로 고객들이 몰려 분양상담에 애를 먹을 정도"라며 "다른 현장의 상담요원을 긴급히 데려오고 상담을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접이식 의자 80개를 급히 마련했다"며 웃었다.

한양 수자인의 김성민 마케팅팀장은 "구매 의사가 있는 수요자 명단을 2000명 이상 확보해 뒀다"며 "파주나 일산 등 인근 지역 주민이 많고 투자자로 보이는 사람이 미분양이 나면 동호수와 구분 없이 다섯 채 정도 사겠다고 예약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청라 한라비발디를 시작으로 인천지역에는 6월까지 1만168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청라지구에서 총 9532가구가 분양되며,송도국제도시에서는 포스코 건설이 3개 단지 4223가구를 내놓는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청라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한화꿈에그린'은 3.3㎡당 1100만원,송도에서 4월 말 공급되는 '더?t 하버뷰2'는 3.3㎡당 평균 1200만원대 후반으로 나온다. 이전에 분양된 단지들에 비해 3.3㎡당 100만~200만원 이상 저렴한 분양가다.

청라지구에서 한화꿈에그린이 24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서며 호반베르디움도 5월 초에 분양을 시작한다. 각각 1172가구,2134가구의 대단지다. 더?t 하버뷰2는 국제학교에 접해 있는 데다 중심업무지구 및 중앙공원과 가깝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후 송도 분양단지의 흥행을 위해 마진을 최대한 줄이고 분양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인천 도심에서는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이 재건축한 인천 신현주공 재건축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3331가구 규모로 111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입주도 오는 9월로 빠르다.

인천 · 파주=노경목/박종서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