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로비 의혹으로 구속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베트남 교민들은 물론이고 베트남 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편이다.

특히 교민이 10만명에 달하는 베트남의 '경제 수도' 호찌민 시의 경우 한인단체 간부들을 비롯해 거주기간이 긴 교민들은 그에 대해 '미담'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이들이 박 회장을 언급할 때마다 가장 먼저 드는 것이 호찌민한인학교 지원 사례다.

박 회장은 학비가 비싸 국제학교를 다니지 못한 채 방황하는 교민 자녀들을 위해 지난 1998년 설립된 이 학교에 10만달러를 기부했다.

또 지난 2004년엔 가정 형편 때문에 수업료를 내지 못해 배움을 포기할 위기에 있던 이 학교 재학생 56명에게 10만달러를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교민들 못지않게 이번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이 베트남 내 친한·지한파 인사들이다.

이는 박 회장이 태광비나 외에도 베트남에서 리조트 시설을 갖춘 골프장, 화력발전사업 등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자인데다 지금까지 세차례에 걸쳐 한국 주재 베트남 명예총영사직을 역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베트남 인사는 "한국에서는 모르겠지만 베트남의 입장으로서는 그가 경영 활동 외에도 근로자와 인근 주민들을 위해 많은 선행을 베풀어 이미지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인사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뜩이나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투자기업가인 박 회장이 구속된 것이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마무리돼 박 회장이 한국의 투자를 촉진시키는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연합뉴스)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