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및 해외돈세탁 등의 혐의로 지난 12일 검찰에 전격 구속됐던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의 '무보석금 석방'에 대해 대만 검찰이 항고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는 검찰이 지난 13일 새벽 천 전 총통을 전격 석방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번복, 관련 증인과의 증거 조작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천 전 총통을 구속하도록 대만고등법원에 항고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타이베이지방법원 합의부는 15일 석방 판결문 전문을 공개, "천 전 총통은 항상 경호원이 수행하고 있어 개인 행동이 쉽지 않고 검찰의 기소문에 증인들과의 증거조작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기술이 되어 있지 않아 석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결문은 그러나 "천 전 총통이 현재 거주지에 있으면서 예정대로 정시에 출두하지 않거나 군중집회를 진행할 경우 재구속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전총통은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자신의 집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자신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정원룽(鄭文龍) 변호사 등을 비롯해 총 9명의 변호사를 영입해 8명으로 구성된 검찰 특별조사팀과 장기적 법정 싸움에 대비하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천수이볜 지지자 모임을 이끌고 있는 황융톈(黃永田·56) 회장은 지난 8월부터 연달아 천 전 총통의 비리 의혹을 폭로해온 대만 국민당 추이(邱毅) 입법의원의 가발을 공개 석상에서 벗겨내며 천 전총통의 무고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미 통신원 yunf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