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할 때 살이 빠지는 순서는 얼굴, 복부, 가슴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365mc비만클리닉은 지난 9월 일반인 여성 4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다이어트를 할 경우 얼굴부터 살이 빠진다고 답한 응답자가 42%(173명)로 가장 많았다고 8일 밝혔다.

다음으로는 복부 26.7%(110명), 가슴 19.9%(82명), 허벅지 8.3%(34명), 팔 2.7%(11명), 엉덩이 0.5%(2명)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얼굴의 살이 가장 쉽게 빠지는 이유는 얼굴에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근육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즉 근육 내부에는 지방을 더 빨리 분해하도록 도와주는 베타(β)수용체가 있는데, 이 효소가 얼굴근육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고 몸쪽에는 적게 분포한다는 것이다.

반면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알파-2(α2) 수용체는 하체 부분에 더 많기 때문에 허벅지나 엉덩이, 종아리 부위의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혈액 순환도 영향을 미치는데 혈관이 발달한 부위는 혈액 순환이 잘 돼 비교적 살이 잘 빠지고 그렇지 않은 부위는 잘 빠지지 않는다.

또한 베타 수용체와 달리 지방을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리포단백리파제(lipoprotein lipase.LPL)라는 효소도 젊을수록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에 쉽게 지방이 축적된다.

하지만 이 효소는 나이가 들수록 복부와 몸통 쪽에서 활성화되면서 이 부위에 쉽게 지방이 축적된다.

이 병원 김하진 수석원장은 "살이 빠질 때는 지방분해 효소의 활성도가 높은 얼굴이나 어깨, 가슴부터 지방이 분해되고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하체의 살을 빼겠다고 다이어트를 해 봤자 얼굴 살이 먼저 빠지게 된다"면서 "결국 응답자들이 꼽은 `살 빠지는 순서'는 다이어트를 할 때 살이 빠지기를 원하는 부위와는 반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여성들은 동안(童顔)의 조건으로 통통한 볼 살을 유지하면서 풍만한 가슴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팔과 허벅지는 가늘고 매끈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할 경우 원하지 않는 부위를 중심으로 살이 빠져 오히려 낙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에게 하체 비만이 많은 것은 에스트로겐이라는 성호르몬과도 관련이 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출산 및 수유를 위한 엉덩이, 허벅지 주위 등에 지방이 쉽게 축적된다.

그러나 갱년기에 에스트로겐이 적어지면서부터는 남성형 비만인 복부비만이 증가한다.

중년 이후 여성이 아랫배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 원장은 "부분적인 운동을 한다고 해도 그 부위만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살이 빠지게 된다"면서 "하지만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부위도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빠지게 되는 만큼 지속적인 식이요법과 운동, 스트레칭, 마사지 등을 병행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