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긴급성명발표, 매케인-오바마와 대책숙의
"상원 2일 구제금융안 처리 가능"<케리의원>


미국 정부와 의회의 구제금융법안 살리기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하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된 지 하루만인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민주, 공화 양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전화로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을 조속하게 마련해 처리하기 위한 대책을 숙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성명을 통해 의회가 부실자산 인수를 위한 7천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 미국의 경제적 손실은 "고통스럽고 오래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과 전 세계 시민들에게 이것이 입법 과정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오바마와 매케인 후보와 위기대책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매우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부대변인은 "두 후보와 통화는 매우 건설적이었다.

대통령은 그들과의 대화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라면서 "두 후보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들이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부실자산 인수를 위해 7천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던 구제금융법안을 소폭 수정해 다시 의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키스 헤네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국장은 폭스뉴스에서 "어디서 표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표결에 필요한 소폭의 정책수정이 무엇이 될지를 파악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것(법안 수정)을 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원의 민주 공황 양당 지도부는 초당적인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신속한 행동을 다짐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에서 "서로 비난하는 것은 중단하고 우리나라에 올바른 것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우리는 이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주에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 대표는 유대교 신년 휴일이기 때문에 이날 의회에서 표결은 이뤄지지 않겠지만 공감대를 형성하고 앞으로 나가려는 방법을 찾으려고 동료 의원들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 대표는 또 "하원과 상원, 백악관 등 모두 미국인들에게 도움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리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이날 매사추세츠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하원에서 수정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상원에서 이를 먼저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혀 구제법안이 금주 내 처리 전망을 높였다.

그는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상원이 내일 밤 수정한 구제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현재 논의 중인 대안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인 아서 호건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하원에서 뭔가 처리될 것이라는 무엇보다 중요한 믿음이 있다"라고 말했고 또 웰스 파고 은행의 외환전문가인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는 "모든 눈이 금융시스템을 살리기 위한 정부당국과 그리고 정부당국의 노력에 쏠려 있다"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와 매케인 후보는 이날 의회에서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의 조속한 통과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구제금융법안 하원 부결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돼 예금 인출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 보증 한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에 예금지급보증 한도를 10만달러에서 25만달러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면서 민주와 공화당 의원들에게 수용 가능한 구제금융법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의회에 남아 법안 처리작업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원 금융위원장을 맡은 프랭크 바니(민주·매사추세츠) 의원은 이와 관련,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보호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하원은 유대교 휴일이 끝난 뒤 내달 2일 다시 모일 예정이다.

30일과 내달 1일은 유대교의 신년 휴일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