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첫 오피스텔 분양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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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에서 첫 민간 부동산개발 사업으로 관심을 끌었던 오피스텔 사업이 남북관계 냉각이 장기화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개발 업체인 겨레사랑은 지난 3월 개성공단관리워원회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아 개성공단 1단계 부지(330만㎡) 시범단지 인근에 80실 규모의 오피스텔 공급을 추진해 왔으나 남북관계가 일시적으로 경색되면서 분양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약속했던 금융회사가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겨레사랑이 추진해온 개성공단 오피스텔은 남북출입국사무소(CIQ)에서 북으로 1㎞ 남짓 떨어진 곳으로 관리위원회와 토지공사 사이에 14층 규모로 계획됐다. 지상 6~13층에 72~142㎡형으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3.3㎡(1평)당 500만원 정도로 책정했었다.
오피스텔을 제외한 부분 중 일부 층은 사무실과 상가시설로 배정했다.
개성공단 시범단지는 현재 대부분 건물이 공장이어서 오피스텔이 지어질 경우 랜드마크 빌딩이 될 것이라고 겨레사랑 측은 설명했다.
겨레사랑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작년부터 입주 기업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사무실과 임직원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오피스텔이 착공에 들어가면 분양을 받겠다는 기업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도 금융업체와 건설회사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시행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선분양을 통한 자금 마련 등의 전략을 바꿔 펀드를 모아 건물을 먼저 짓고 이후 후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겨레사랑은 은행권이나 시공회사가 위험 부담을 한꺼번에 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이 아닌 펀드 방식을 사용하면 투자자를 쉽게 모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펀드 규모가 공사비 141억원을 포함해 230억원 정도의 소규모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성공단의 임대 수요가 풍부한 데다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부지 앞의 시범단지 공장은 가동이 활발해 투자가치가 높은 것도 펀드 모집에 긍정적이다.
개성공단에는 지금 70여개 업체가 입주했고 근무 인원만 해도 1400여명에 이른다.
한편 현재 개성공단에서는 겨레사랑말고도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 아천글로벌과 KMF라는 회사가 오피스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도 당초에는 올 상반기 사업 추진을 계획했으나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사업 추진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