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파업은 언제나 그칠 것인가. 지난 10일부터 벌써 올해 10번째 파업을 벌이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임금재협상에서 사측의 양보를 촉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의 재협상은 노사가 어렵게 마련했던 합의안이 노ㆍ노 갈등 때문에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否決)된 데서 기인한 것이고 보면 정말 파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조측은 재협상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수긍할 만한 새로운 안을 내놓을 것을 사측에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이나 협력업체인 한일이화 등의 사례를 볼 때 기존 합의안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파업을 벌이는 것도 사측의 양보를 최대한 늘리기 위한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기존의 합의안만 해도 사측이 지나치게 양보한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본급 대비 5.6% 수준의 임금인상(8만5000원)과 성과급300% +일시급 300만원 지급만 해도 일반적 수준을 넘어서는 것인데, 주간조 10시간+야간조 10시간 근무시스템을 8시간+9시간 체제의 주간연속 2교대 형태로, 그것도 기존 임금을 보장하는 식으로 바꾸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더구나 생산성은 해외 경쟁업체보다 크게 밑도는 상황이어서 노조측의 떼쓰기는 더욱 설득력이 없다. 현대차 종업원의 1인당 생산대수는 연간 29.6대에 머물러 도요타의 68.9대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평균 임금 수준은 연 6600만원을 넘어 도요타의 그것을 오히려 웃돌고 있고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에 비해서도 10%가량이나 많은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남들은 부러워하는 수준의 임금인상안조차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현대차노조는 배부른 투정을 하기에 앞서 주위부터 둘러봐야 한다. 파업으로 인해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협력업체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는지,또 국민들이 명분(名分)없는 파업에 대해 얼마나 손가락질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오죽했으면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거나 자동차 수입관세를 전면철폐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겠는가. 현대차노조는 지금이라도 제 무덤 파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