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경기 둔화 여파로 신규 고용이 크게 줄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과 고령층의 고용사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형태별로는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급감한 반면 상용직은 늘어나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20일 한국은행이 펴낸 `최근 고용부진의 배경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전체 취업자 증가 수는 작년 4분기 27만8천명에서 올해 1분기 20만9천명으로 급감했으며 4∼5월에는 18만6천명을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의 고용 증가 폭은 경제 성장률과 장기고용률 수준에 비춰 크게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고용 현황을 보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수가 올해 1분기에 10만7천명 줄었고 4∼5월에도 7만4천명이 감소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취업자 수는 올해 1분기 1만5천명이 늘었으나 4∼5월에는 1만8천명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중장년층(30∼59세)은 1분기 30만2천명에서 4∼5월 27만8천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임시.일용직 근로자들이 주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일용직의 취업자 수는 올해 1분기 12만3천명이 감소한데 이어 4∼5월에도 15만8천명이 줄었다.

상용직 근로자는 이 기간 43만5천명에서 46만명으로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산업별로는 내수경기에 민감한 서비스업의 취업자 증가 수가 올해 1분기 31만1천명에 이어 4∼5월 26만8천명을 기록했다.

건설업의 취업자 수는 1분기 1만7천명 감소한 데 이어 4∼5월에도 2만7천명 줄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의 고용 인원이 올해 1분기 2만6천명에서 4∼5월 5만2천명으로 늘어 증가세가 뚜렷한 반면 100인 미만의 소기업은 같은 기간 29만1천명과 20만6천명을 나타냈다.

한은은 최근 고용 사정이 나빠진 주 원인으로 경기 둔화를 꼽았다.

한은은 `경제활동 참가율 결정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고용 감소 규모의 54%는 내수 둔화, 건설경기 부진, 기업의 채산성 악화 등 경기 요인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임시.일용직의 취업자 수가 크게 줄고 있는 것은 내수 부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세 서비스업체들이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고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청년층과 30대 인구는 감소한 반면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고령층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 노동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올해 고용 부진의 22% 가량은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고학력 청년층의 절대 다수가 공무원, 공기업 및 교원, 전문직,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반면 이들의 일자리는 외환위기 이후 크게 줄어드는 노동 수급상의 불일치도 고용 창출 능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조사국의 배성종 과장은 "신규 취업자 증가 수가 작년에 28만명에서 올해 19만명으로 대폭 줄고 내년에도 올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수 둔화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