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협력 타진ㆍ국산 무기자료 가져가

리비아 군 대표단 11명이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간 일정으로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 군 수뇌부를 예방하고 방산업체를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3일 "리비아 국방부 구매국장(육군소장)을 단장으로 11명으로 구성된 국방부 대표단이 지난달 20일부터 1주일 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대표단은 방한기간 이상희 국방장관과 양치규 방위사업청장 등을 예방하고 방산업체 10여 곳을 방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리비아가 군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한 것은 1980년 우리 정부와 수교한 이후 처음이다.

소식통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혁명의 동지' 관계로 알려진 구매국장이 대표단 단장을 맡은 것으로 미뤄 한국과 방산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리비아는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여러 국가를 상대로 무기구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리비아 대표단은 국산 전차(차기전차.XK2)와 KT-1 기본훈련기 및 T-50 고등훈련기는 물론 레이더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방사청에서 관련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작년 11월 우리 방산대표단이 리비아를 방문했을 때 리비아 측에서 방한을 희망했다"면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방산협력을 타진한 만큼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비아 측은 한국이 전자제품 만을 생산하는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이번 방한 기간 방산업체를 방문한 뒤 한국산 무기가 다른 선진국이 만든 무기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방위사업청은 이와 관련, '언론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리비아 군 대표단이 3월 20일부터 26일까지 방산협력 가능성 타진을 위해 국방부 등 관련기관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방문은 군사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초기단계"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국가에도 방산수출 활로를 개척한다는 취지에서 리비아 측과 방산협력을 적극 모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나라는 리비아와 1999년 경제과학기술협력협정에 이어 작년 1월에는 무역협정 및 투자보장협정을 각각 체결한 바 있다.

북한과 리비아는 1984년 군사협력의정서를 채택했다.

2003년 기준으로 한 해 군사비로 7억4천20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리비아의 군사력은 육군 4만5천여명, 해군 8천여명, 공군 2만3천여명 등이다.

리비아는 2004년 초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했으며 미국은 2006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삭제하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관계를 전면 정상화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