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단기 급변동시 정부 개입 필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해 주가하락, 소비감소, 성장약화의 악순환 구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환율의 급변동은 경제주체들의 불안을 야기하므로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3일 `최근 환율불안정의 특징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원.달러 환율, 경상수지, 주가지수, 이자율,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등 주요 거시변수들에 대한 상관관계 분석결과 경상수지와 포트폴리오 투자수지가 높은 정(+)의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환율과 주가지수는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신흥시장에서 경상수지는 해외투자자들에게 경제 펀더멘털의 성적표로 인식돼 경상수지 흑자시 해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유입돼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경상수지 적자시 해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유출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향후 환율은 경상수지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것이며 경상수지가 적자를 벗어나면 환율하락, 주가상승, 소비증가, 성장추동의 선순환구조가 나타나겠지만, 경상수지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환율상승, 주가하락, 소비감소, 성장약화의 악순환 구조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의 고공행진과 여행수지, 서비스수지의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아직 외국인 투자이득의 유출이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원화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경상수지의 변동방향에 따라 자본이동의 급속한 방향전환도 예상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연구원은 최근의 원화 환율 상승은 단기적 수요증가 요인들이 경상수지 적자전환과 같은 중기적 요인들과 결합돼 급격한 양상으로 나타났지만 견조한 수출증가세와 외환보유고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원화의 평가절하는 제한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급변동에 대해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하며 중기적으로는 균형환율보다 약간 평가절하된 환율수준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경우 환율의 상승압력보다는 하락압력의 통제가 더 쉽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