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서 낙찰률이 급락했다.

25일 오후 평창동 경매장에서 실시된 제110회 메이저 경매에서는 출품작 271점 중 172점만 팔려 낙찰률 63.4%를 기록했다.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 낙찰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은 200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옥션이 지난 1월31일 실시한 '퍼스트 옥션'의 낙찰률은 75.2%,작년 평균 낙찰률은 74%였다.

이번 경매에서는 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팔리던 인기 작가 및 해외 유명작가 그림도 작품 수준에 따라 유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미술시장 조정 분위기가 더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이우환의 작품은 4점 가운데 2점이 유찰됐고 김종학의 작품은 7점 중 3점,이대원은 8점 중 3점만 낙찰됐다.

또 김형근의 작품은 4점 모두 유찰됐다.

컬렉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견 작가 오치균의 작품도 6점 중 1점이 유찰되는 등 인기 작가의 작품도 선별 낙찰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추정가 16억원에 나왔던 데미안 허스트의 점 그림을 비롯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추정가 13억~18억원에 출품된 마르크 샤갈의 '파리 하늘의 연인'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경우에는 출품작 7점 중 4점이 팔리지 않았다.

다만 이중섭의 1953년 유화 '새와 애들'(25.2×35.7㎝)은 15억원에 팔려 국내 경매에서 낙찰된 이중섭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국민 화가' 박수근은 유화 '노상의 사람들'이 10억원에 낙찰되는 등 이번에 출품된 3점이 모두 팔려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천경자의 '여인'은 5억원에 낙찰됐고 김흥수의 '무제'는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4억1000만원에 팔렸다.

고미술은 '십장생도'가 추정가 이상인 8억8000만원에 낙찰됐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유찰되는 등 활기가 없었다.

서울옥션의 이번 메이저 경매에서 낙찰률은 떨어졌지만 낙찰 총액은 지난해 메이저 경매와 비슷한 수준인 149억5000만원에 달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