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에버랜드 물품창고'에서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미술품 2∼3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23일 "김용철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30여점의 미술품이 압수수색에서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해 일부 미술품을 찾았음을 시사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삼성이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했다"며 서미갤러리가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구입했다고 밝힌 미술품 30점의 목록을 공개한 바 있다.

명단에는 이번에 발견하지 못한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나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 등 고가 미술품뿐 아니라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모나리자'나 리히텐슈타인의 '초현실주의자의 머리Ⅱ' 등도 들어 있어 이들 가운데 몇 점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다.

윤정석 특검보는 미술품 구입경위와 자금출처 등과 관련,"(미술계 인사들을) 사실확인을 위해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등을 소환할 것임을 예고했다.

특검팀은 이날 4명의 삼성 임직원을 소환해 '차명계좌' 명의 제공 여부 등 비자금 조성ㆍ운용과 관련한 조사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환됐던 삼성측 임원들은 대부분 '증권사 직원이 사무실에 찾아와 개설한 자신의 계좌로 회사가 만든 게 아니다'며 차명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 임원들은 입출금 내역이나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대답을 못하고 있다고 특검팀 관계자는 전했다.

정태웅/오진우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