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골라내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목표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는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 탁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2조원 이상 빠졌던 인덱스펀드 설정액도 최근 꾸준히 증가해 작년 초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주도주 없이 등락하는 장세에서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아 투자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조정장에서 강한 인덱스펀드

2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는 최근 3개월간 평균 16.39%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21일 코스피지수가 3% 가까이 급락한 탓에 최근 1주일 기준 손실률도 5.34%에 달한다.

반면 인덱스펀드는 3개월간 손실이 12.43%에 그쳐 주식형 평균보다 4%포인트 가까이 덜 하락했다.

최근 1주일 수익률도 -3.61%로 비교적 선방했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 등과 같은 목표 지수를 정하고 지수 흐름을 비슷하게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펀드매니저의 자의적 판단이 배제된 것이 특징이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부장은 "지난해처럼 주도주가 분명한 시장에서는 액티브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지지만 올해처럼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인덱스펀드가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기에 좋다"고 말했다.

배 부장은 또 "작년엔 인덱스펀드가 완패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3.99%에 그쳤던 2006년의 경우 액티브펀드는 평균 1.60% 수익에 머물렀지만 인덱스형은 평균 6.63%의 수익을 올렸다.

당시 증시는 1~2분기에 큰 폭의 조정을 거친 후 하반기 들어 꾸준히 낙폭을 만회하는 장세가 펼쳐졌다.

올해 1분기 이후 점진적인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가질 때란 설명이다.

인덱스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3월 말 4조1000억원에서 6월 말 2조1000억원대로 떨어졌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자금이 들어와 지난 21일 기준으로 다시 4조원대를 회복했다.

◆상품 간 운용 특성 살펴야

인덱스펀드는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액티브형보다 보수가 낮아 비용 부담이 작다.

길게 보면 수익률도 액티브형에 못지않다.

'한화골드코스피50셀렉트주식1C1'의 경우 최근 3년간 108.9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평균(97.61%)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인덱스펀드 역시 시장이 하락하면 손실을 본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며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거치더라도 장기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고 판단하면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수만 추종하는지 차입거래 등을 통해 '+α'의 수익까지 노리는지 등 펀드마다 다른 특성을 파악하고 골라야 한다"며 "가급적 규모가 크고 인덱스펀드 운용 경력이 오래된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라고 소개했다.

배 부장은 "액티브형과 달리 인덱스펀드는 상품 간 차이가 크지 않아 펀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중단기 투자를 목표로 한다면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언제든지 매매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좋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