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에버랜드 물품창고'에서 확보한 고가 미술품들의 구매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미술계 인사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23일 "(유명 작품이 아니더라도) 의심가는 것은 조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라며 "삼성 측이 비자금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미술품들의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윤 특검보는 특히 "(미술계 인사들을) 사실 확인을 위해 부를 가능성도 있다"며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등을 소환할 방침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전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미술품 보관창고 압수수색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나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 등 고가 미술품을 찾아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수천 점에 달하는 창고 내 미술품을 일일이 사진 촬영해 증거자료로 확보했으며 전문가 등에게 자문해 '비자금으로 구입한 고가의 미술품'으로 의심되는 작품들을 추려낼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어 홍 대표 등 미술계 인사들에 대한 소환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김 변호사의 폭로 직후 '행복한 눈물'을 삼성에 팔지 않고 본인이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홍 대표의 직접 진술을 통해 미술품 소유 여부와 매매 경로 등의 확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날 4명의 삼성 임직원을 소환해 '차명계좌' 명의 제공 여부 등 비자금 조성ㆍ운용과 관련한 조사를 이어갔다.

정태웅/오진우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