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박스에 쓰이는 골판지 원지와 박스를 만드는 골판지업체들이 올 들어 노후시설을 교체하고 공장 증설에 돌입하는 등 '생산능력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포장박스 수요에 대비하고 '춘추전국 시대' 양상을 보이는 골판지 업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양제지는 안산공장 2호기의 노후시설을 교체,박스 중간에 들어가는 주름 형태의 골심지 생산능력을 하루 800t에서 900t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회사는 이를 통해 기존의 골심지뿐만 아니라 박스 표면에 사용되는 라이너지도 생산,연간 생산량을 29만2000t에서 32만8500t으로 늘릴 계획이다.

동일제지는 경남 의령공장에 이달 중 골판지를 얇고 강도를 좋게 하는 장비를 신규로 설치해 생산량을 하루 50t 정도 늘릴 방침이다.고려제지도 이달 중 시화공장에 종이를 두루말이 형태로 감는 리와인드 설비를 확대, 하루 200t 정도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포장박스를 만드는 판지업체들도 공장을 잇달아 신설하고 있다.한국수출포장공업은 45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대전공장을 이달 초부터 가동하고 있다.이 공장은 연간 1억7000만㎡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태림포장은 3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억5000만㎡의 생산능력을 갖춘 경기 용인 백암공장을 3월 중 가동하고 연내에 평택과 김포에 신규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골판지업체들이 앞다퉈 신.증설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골판지 박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골판지 국내 수요는 2003년 302만t에서 2006년 341만t으로 약 13% 증가했다.정흥섭 태림포장 이사는 "택배가 증가하고 무나 배추 등의 농산물 포장이 대형 위주에서 소형 위주로 바뀌면서 박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박스시장이 연간 5%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