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는 5일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프리 뷰케스(55)가 내년 1월 현 리처드 파슨스(59)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CEO직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뷰케스 COO가 타임워너의 CEO로 승진케 된 데 대해서는 미디어 부문에서 그가 보여 주었던 탁월한 수완과 재무적 판단 등을 종합해 볼 때 놀랄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땄던 그는 소노마 빈야드와 시티뱅크에 잠시 근무한 뒤 지난 1979년 케이블 방송사인 HBO에 입사, 판매와 메케팅 업무를 보기 시작했는데 당시는 케이블 방송의 초창기였다.

그는 HBO에서 승승장구를 계속하는 가운데 1995년 부터 CEO직을 맡으면서 이 회사가 영화의 2차 방영업체에서 '더 소프라노스', '섹스 앤 더 시티', '식스 피트 언더' 등과 같은 인기 TV 프로그램 제작사로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게 했다.

HBO의 회장 겸 CEO를 역임한 바 있는 프랭크 비욘디는 타임워너 수장직에 오르게 된 그에 대해 "1980년대 초로 거슬러 간다 해도 그를 CEO로 택할 만 했다"면서 "뷰케스는 타고난 CEO"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슨스 회장은 이런 그를 타임워너의 제작을 총괄토록 하는 한편 지난 2005년 12월 돈 로건에 이어 사장 겸 COO로 케이블 TV와 인터넷 사업부인 아메리칸 온라인(AOL) 등을 담당하게 했다.

CEO직을 뷰케스에게 물려주고 회장직에 남게 될 파슨스는 이날 그의 승진을 발표하면서 "그의 결과 지향적 경영 방식과 산업에 관한 깊은 통찰력은 타임워너의 발전에 귀중하다"며 그가 재무.운영 및 제작 등 모든 부분에서 미디어 산업을 이끌 만한 역량을 과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대 등을 반영한 듯 타임워너의 주가는 그의 CEO 선임소식이 나돈 지난 10월26일 4% 가까이 폭등했으며 이날도 3%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CEO로서의 그의 장래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과거 5년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가를 올리도록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타임워너의 주가는 올들어 18% 정도 하락한 가운데 경쟁자들인 뉴스 코프와 월트 디즈니에 뒤진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듯 뷰케스는 이날 성명에서 "할 일이 많다.

주주들의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분석가들은 타임워너가 적극적으로 타개책을 모색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타임워너가 AOL의 일부 혹은 전부를 분사하는 것을 비롯 타임워너 케이블에 갖고 있는 지분 84%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과감히 처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bul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