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 증시엔 부정적 재료가 더 눈에 띈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의 수익 악화로 다시 부각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파문에다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기업실적 부진 등 뭐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지난주까지 증시의 동력이었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하도 이제 약발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예상은 빗나가게 마련.주중 어떤 호재가 발생해 증시를 견조하게 이끌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번 주 뉴욕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서브프라임 파문으로부터 파생된 금융회사 손실이 과연 언제,어디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지난주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가 퇴진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79억달러를 까먹은 게 결정적인 이유다.

세계 최대은행인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CEO 운명도 경각에 달렸다.

게다가 베어스턴스의 CEO인 제임스 케인도 서브프라임 파문이 한창일 때 툭하면 사무실을 비우는 등 업무를 태만히 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굴지의 금융회사 최고 수장이 물러난다는 것은 과거의 손실도 손실이지만 조만간 추가 손실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뉴욕 증시가 이들의 거취에 주목하고 잔뜩 웅크러드는 이유다.

국제 유가도 상당한 변수다.

지난주 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95.93달러에 마감됐다.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불과 4달러 정도 남겨뒀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주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론 다소 조심스럽지만 말이다.

만일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무너져 상승탄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이처럼 치솟음에 따라 그동안 유가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던 뉴욕 증시도 유가흐름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막바지에 다다른 기업들의 실적발표도 밝지 않다.

지난주까지 성적표를 공개한 500대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6% 감소했다.

이번 주에는 시스코시스템스와 GM AIG 등이 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스코시스템스가 과연 기술주의 돌풍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는 5일로 예정된 10월 중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지수 동향이다.

월가에서는 일단 이 지수가 전달에 비해 소폭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일 발표될 10월 수출입물가 동향도 주목 대상이다.

FRB가 우려를 표명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 밖에 이번 주에는 △3분기 생산성(7일) △9월 도매재고동향(7일)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9일) 등도 발표될 예정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오는 8일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경제전망과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할 계획이다.

FRB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상황이라 FRB가 현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는 시장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