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도중 여성에게 바지내리도록 명령하기도

버지니아주의 한 판사가 법정에서 부모의 자녀후견문제를 동전던지기로 결정하고, 재판 도중 원고인 여성에게 상처를 확인하겠다며 바지를 벗도록 명령했다가 파면됐다고 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버지니아주 대법원은 2일 버지니아주 청소년 및 가정법원 판사인 제임스 마이클 설 판사에 대해 사법부의 존엄성을 지키지 않았다며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을 내렸다.

바버라 밀라노 키난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만약 판사가 분쟁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모든 소송당사자들을 존중한다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법정은 우리 법률시스템이 의존하는 공공의 존경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설 판사는 부모 중 누가 크리스마스 때 아이를 방문하는 권한을 가질 지 결정하기 위해 법정에서 동전던지기를 실시한 사실을 인정한 뒤 자신은 부모들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 동전던지기를 했지만 나중에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판결문은 또 "법정에서 논쟁중인 법률문제를 동전던지기로 결정한 판사의 행동은 법원이 증거나, 적용가능한 법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중대한 문제를 `확률게임'에 의거해 결정하려 한다는 관측을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법원에 동거인으로부터의 보호명령을 요청한 여성에 대한 재판에서 동거 남자가 칼로 다리를 찔렀다고 이 여성이 주장하자 상처를 보여달라고 끈질기게 요구, 이 여성이 법정에서 바지를 벗도록 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그 여성이 상처부위를 꿰맸는 지 확인하겠다며 재차 바지를 내리도록 한 뒤 그 여성에게 바짝 다가가 상처를 확인하기도 했다는 것.
한 법원 직원은 재판이 끝난 뒤 설 판사에게 `그녀가 무엇을 입었는 지 보았느냐'고 묻자 "검은색 레이스 달린 속옷"이라면서 "보기에 좋지 않았느냐"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