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으려는 항노화 의약품이 태동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건강하고 젊게 사려는 노장년층의 욕구에 맞춰 관련 의약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국내 성장호르몬 1위 업체인 LG생명과학은 지난 3월 서방형 성장호르몬 주사제 '디클라제'를 내놓았다.

매일 맞아야 하는 기존 제품의 불편을 줄여 1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되도록 제형을 개량한 제품이다.

성장호르몬은 유소아기 사춘기 등 성장기에는 성장을 촉진하지만 성인에게는 대사와 동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은 갱년기 이후 성인에게 지방(특히 복부) 분해 촉진,근육량 및 골밀도 증가,심장 수축력과 운동능력 향상, 콜라겐(피부 두께) 증가를 통한 주름 완화,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개선 등 기분상승, 단기기억력 및 엔돌핀 증진 등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LG관계자는 "현재 회춘 용도로 판매되는 성장호르몬은 현재 시장규모가 연간 30억원에 불과하지만 젊게 살려는 장년층이 늘면서 수요가 팽창하고 있다"며 "마케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5년 안에 10배인 300억원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화예방 및 성인병 개선 효과가 있는 항산화 비타민 주사제도 최근 4년간 매년 10∼20%씩 시장이 커나가는 추세다.

휴온스가 2003년 출시한 고용량 고농축 비타민 주사제 '메리트씨'는 하루에 비타민C 1000㎎을 정맥 또는 근육에 주사한다.

먹는 비타민보다 항산화 및 피로개선효과가 우수해 암과 같은 소모성 질환에 걸린 환자나 적극적으로 노화를 지연해보려는 중장년층이 애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35억원에 이어 올해 5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전문 메이커로 알려진 녹십자는 최근 '평생건강관리'를 상징하는 TV광고를 내는 등 항노화 및 실버의약품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 제품이 일명 '마늘주사제'로 불리는 푸르설타민과 태반주사제인 라이넥과 그린플라 등이다.

지난 6월 출시된 마늘주사는 비타민B₁의 일종인 '푸르설티아민'을 함유한 것으로 주사를 맞고 난 뒤 잠시 목안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본래 효과는 피로회복 체력증진 신경·근육·관절기능개선 등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 결핵 암과 같은 소모성질환이나 신경통 근육통 관절통 등에 쓰였으나 최근에는 항노화 의약품으로 일본 홍콩 등지에서 인기를 몰아오고 있다.

유덕화 등 홍콩과 일본의 유명 배우가 사용 후 부쩍 젊어보인다는 소문에 힘입은 것.

태반주사제는 각종 활성 비타민 아미노산 펩타이드 효소 성장인자 면역조절물질 등을 함유하고 있어 갱년기증상 및 노화를 억제하고 피로회복, 간기능개선,관절통 완화,피부미백,탄력증진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라이넥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하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

노화전문클리닉에서는 이들 안티에이징 의약품을 다양한 농도로 혼합해 강력 마늘+태반주사, 소프트 마늘주사, 마늘+비타민 칵테일 주사 등의 맞춤식 치료를 선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세계 두 번째로 자체 합성한 항산화제 '코엔자임-Q10'을 국민적 항노화 성인병예방 의약품으로 띄우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코엔자임-Q10과 11종의 비타민이 복합된'게므론코큐텐'과 고함량 건강기능식품인 '코큐텐 VQ'등을 합쳐 올해 최소 1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장차 '제2의 우루사'(연간 매출 510억원)로 키운다는 목표다.

코엔자임-Q10은 심장 신장 간 췌장에 분포된 체내 효소로 항산화작용 및 에너지생산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

아울러 대웅은 당뇨병으로 발이 썩을 때 쓰이는 치료제인 '이지에프(EGF)'를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개발 중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