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아시안컵축구(7월7-29일) 개막을 2주 앞두고 23인의 태극전사들이 제주도 서귀포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주전경쟁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소집된 뒤 1시간여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제주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제주 하얏트호텔로 곧장 이동했다.

축구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위해 서귀포를 찾은 것은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직전이었던 2002년 5월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이 때문에 제주 축구팬과 휴가차 이날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제주공항 출국장에서 태극전사들을 향해 환영의 환영의 박수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퍼부었고, 서귀포시는 '웰컴!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의 제주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까지 준비했다.

태극전사들은 공항 인터뷰에서 주전경쟁에 대해 "훈련에서 최선을 다하고 난 뒤 감독님의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모범답안을 말했지만 앞으로 서귀포에서 보낼 일주일 간의 훈련상황에 따라 아시안컵 '베스트11'의 윤곽이 그려지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비장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선배 이운재(수원)와 '1번 골키퍼' 자리를 다퉈야 하는 김용대(성남)는 "경기를 뛰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며 "선발로 나서지 못하게 되면 섭섭한 마음이 없지 않을 것이다.

선수로서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운재는 "후배들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감독이 손을 들어줄 것"이라며 "김용대 뿐만 아니라 모든 후배들이 훈련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근 네덜란드 평가전을 마친 뒤 베어벡 감독에게 호통을 들었던 김두현(성남)은 새로운 경쟁상대로 등장한 김정우(나고야)에 대해 "경쟁은 항상 있는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경쟁이라면 즐겁게 해야한다.

발목부상도 완쾌됐고 체력적으로도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또 김상식(성남), 이호(제니트), 오장은(울산) 등이 버티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새롭게 경쟁에 뛰어든 손대호(성남)는 "큰 대회는 처음이라서 대표팀에 뽑혔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10분이라도 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후배들이라도 보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측면 공격수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이근호(대구) 역시 "왼쪽 공격을 차지하기 위해 염기훈(전북), 최성국(울산)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