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분당급 신도시로 경기도 화성 '동탄 제2신도시'를 낙점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 신도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신도시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 동탄1신도시나 오산 등에서는 아파트 매수문의가 급증하고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신도시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가 막판 탈락한 광주 오포·용인 모현 일대는 벌써부터 실망 매물이 급증하는 등 후유증이 확산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당급 신도시 발표로 당분간 수도권 남부지역의 집값과 아파트 청약·계약률이 출렁이는 등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어 주목된다.

◆동탄,신규 분양 모델하우스 '북적'

동탄 제2신도시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동탄1신도시에 들어설 주상복합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주말을 맞아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풍성주택이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짓는 위버폴리스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인 지난달 31일에는 방문객이 1800명에 불과했지만 신도시 발표 다음 날인 2일에는 3700명,3일에는 4000여명이 몰려 수요자들의 기대감을 짐작케 했다.

특히 동탄1신도시에서는 4일부터 위버폴리스와 포스코건설의 메타폴리스가 동시에 청약신청을 받을 예정이어서 청약과열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신도시 발표 직후 청약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평당 100만~200만원 낮은 데다 신도시 발표까지 겹쳐 높은 경쟁률 속에 1순위 마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주택 매수 문의도 급증

동탄1신도시 내 기존주택도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들먹거리고 있다.

동탄 시범단지 내 포스코·삼성·대동아파트 32~34평형은 신도시 발표 전 4억2000만~4억3000만원짜리 매물이 지금은 1~2일 사이 4억5000만~5억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동탄2신도시 안에 있는 동탄신미주,성원상떼빌 아파트 등도 이틀 새 2000만~3000만원이 뛰었다.

동탄 시범단지 내 포스코공인 관계자는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울려대는 바람에 다른 일을 못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동탄1번지공인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을 호재로 호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안 된다"며 "매수자 입장에서 보면 신도시 분양가가 평당 800만원 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집값 상승가능성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동탄과 가까운 오산지역도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85%의 계약률을 보였던 오산 원동 현대힐스테이트는 신도시 발표 후 2일 현재 계약률이 95%까지 올라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가계약을 해놓았던 수요자들이 서둘러 정식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용인은 실망매물 속출

반면 신도시에서 탈락한 광주시 오포읍과 용인 모현면에서는 빌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포읍 태양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신도시 발표 이전 1억2000만원이었던 인근 빌라 23평형이 발표 후 1000만원 떨어져 매물로 나오는 등 빌라 매물이 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며 "앞으로 1000만~2000만원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용인 모현면도 마찬가지다.

모현면에 있는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지정을 기대하면서 투자목적으로 빌라·연립주택 등을 사들인 수요자가 워낙 많아 앞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일대 땅값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빌라 등 주택에 비해 규제가 심해 투자수요가 적었던 데다 동탄2신도시가 장기적으로는 용인·광주일대 땅값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땅주인들은 규제가 심한 신도시보다 주변에 있는 땅이 신도시 간선도로망 등의 혜택을 더 볼 수 있어 되레 반기는 눈치"라고 말했다.

박종서/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