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13일 김 회장에 대해 구속 후 첫 조사를 벌였으나 쇠파이프 등 흉기 사용 및 폭력조직 동원에 대해서는 또 다시 부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6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영장실질심사 때 시인한 대로 3월8일 경호원 등을 동원해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을 청계산에서 폭행하고, 아들이 S클럽에서 종업원 윤모씨를 때린 혐의는 인정했다.

하지만 종업원들을 납치하도록 지시한 부분과 흉기 등 사용, 조폭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다른 방에서 조사를 받은 경호과장 진모(구속)씨도 김 회장과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합의금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한화측 주장과 관련해 김 회장과 진 과장에게 물었으나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대답만 했고, 누가 피해자들과 접촉했었는지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날 오후 1시30분께 자진 출두한 김 회장 차남 친구 이모(22)씨를 조사한 결과 "폭행 현장 3곳에 모두 갔으며 청계산 등에서 김 회장과 아들이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씨는 김 회장이 흉기를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았다.

이씨는 김 회장 차남의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사건 당일 김 회장 측과 피해자인 S클럽 종업원을 제외하고는 폭행현장 3곳을 모두 목격한 유일한 제3자로서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으나 지금까지 잠적해 있었다.

강대원 남대문서 수사과장은 "이씨는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조사 내용으로는 본인이 폭행에 가담한 행위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피의자인 김 회장이 `직접 폭행하지 않았고 청계산에도 안갔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에 건설회사 김모 사장 등 사건 관련자들의 소환을 통보했으며 권투선수 출신 청담동 G가라오케 사장 장모씨 등이 14일까지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80억 요구설' 등과 관련해 14일 피해자들을 불러 재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가족면회를 거절한 김 회장이 화상면회에는 응하기로 해 이날 저녁 유치장 안에서 화상면회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