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김 회장을 상대로 구속 후 첫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김 회장에게 영장실질심사 당시 부인했던 전기봉과 쇠파이프 사용, 조직폭력배 동원 등 피해자측 진술과 어긋나는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경찰에 소환됐을 때 `직접 폭행하지 않았고 청계산에도 안갔다'고 진술했으나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경호원을 동원해 종업원들을 청계산으로 끌고가 폭행한 혐의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날 오후 1시께 사건 당일 현장 3곳에 있었던 김 회장 차남 친구 이모(22)씨가 변호사와 함께 자진 출두함에 따라 김 회장이 흉기를 사용해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는지, 현장 3곳에 동행하게 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씨는 김 회장 차남의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사건이 벌어진 3월8일 김 회장 측과 피해자인 S클럽 종업원을 제외하고는 폭행현장 3곳을 모두 목격한 유일한 제3자로서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으나 지금까지 잠적해 있었다.

경찰은 이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고 있지만 폭행에 직ㆍ간접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 이번 사건의 공동 피의자로서 긴급체포 등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김 회장과 함께 구속된 진모 경호과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으며 김 회장과 진 과장에 대한 조사 후 필요에 따라 피해자들을 불러 재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합의금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한화측 주장과 관련해 북창동 일대 유흥업소 사장단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수사 중이다.

아울러 경찰은 폭력조직 동원의혹과 관련해 범서방파 행동조직 오모(54)씨와 사건 당일 통화했던 조직원 김모씨 등 3명을 12일 소환, 조사했으며 권투선수 출신 청담동 G가라오케 사장 장모씨의 소재를 일부 파악해 신병확보에 나섰다.

캐나다로 출국한 오씨와는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오씨와 장씨, D토건 김모 사장 등 3명이 사건 당일 김 회장 측 요구로 조직폭력배 등 수십 여명을 현장에 동원했다고 보고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김 회장의 차남을 재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김모 비서실장 등 김 회장측 관계자 가운데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대상이 있는지 검토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