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1월중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7천억원에 그쳐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시중유동성 증가세도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또 은행 수신은 줄어든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연초 펀드 투자 열풍을 반영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중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천296억원으로 전달 증가액 3조1천841억원의 5분의 1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해 2월 증가액 6천84억원 이후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데다 주택거래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쳐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연초 상여금 지급 등으로 전달보다 9천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5조원이나 급증했던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월에는 2천109억원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작년 1월 4천882억원 감소 이후 1년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작년말까지 꺾일 줄 모르던 유동성 증가세가 올해 1월 주춤한 것에 주택거래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3월 개학을 앞두고 이사수요가 고개를 들면서 2월에 대출증가세가 재연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전달 9천203억원에서 2조7천922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3천358억원이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시중의 유동성 증가세도 다소 주춤해졌다.

통화지표의 하나인 광의통화(M2)는 작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으나 1월에는 증가율이 11%내외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M2 증가율은 작년 8월 7.5% 이후 9월 8.9%, 10월 10.1%, 11월 11.1% 등으로 증가했으며 증가폭이 둔화된 것은 5개월만이다.

또 결제성 예금 등이 대폭 감소하면서 초단기유동성(M1) 증가율도 전월 10.4%보다 크게 낮아진 7%초반으로 분석됐다.

은행수신은 월초 결제성예금이 대규모로 인출되고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전달 17조4천억원 증가에서 1월중 8조3천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반면 주식형 펀드 및 신종펀드가 국외 주식형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MMF(머니마켓펀드)도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전달 8천억원 감소에서 1월중 3조4천억원 증가를 나타냈다.

한편 주요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은 CD(양도성예금증서) 발행 확대 등으로 51.4%를 기록,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