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일단 별개 사건으로 보고 수사

최근 한달사이 경기도 화성시 같은 면(面)지역에서 부녀자 3명이 잇따라 실종되고 2명은 노래방도우미로 확인됨에 따라 동일범의 소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실종 여성들이 휴대전화 마지막 통화자와 개인적으로 얽혀있거나, 자의로 화성지역에 간 점 등의 차이를 보임에 따라 일단 별개의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안양과 군포, 수원 등 3개 시에 따로 거주하는 여성들이 잇따라 행방불명됐고 휴대전화 전원이 같은 지역에서 꺼진 점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찰 "별개사건..용의자 수사중"


경찰은 지난달 14일 처음 실종된 노래방도우미 배모(45.여.안양시)씨의 경우 마지막 통화자가 전애인이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다른 사람과 결혼을 앞 둔 배씨가 전애인 A씨와 14일 오전 3시55분께 통화를 했고 특히 A씨와는 금전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오전 4시30분께 휴대전화가 끊긴 다른 노래방도우미 박모(37.여.수원시)씨는 실종 2시간전인 오전 2시30분께 친구에게 "남자친구와 제부도로 갈 예정"이라고 전화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자의로 화성지역에 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수원에서 제부도로 가는 길은 비봉면을 거쳐야 하는 점을 중시, 남자친구 B씨에 대해 혐의를 두고 추궁중이다.

이밖에 지난 3일 오후 5시30분께 퇴근하다 실종된 회사원 박모(52.여.군포시)씨의 경우 마지막 통화자가 교회 성가대 동료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기에는 사건의 연관성이 적다"며 "화성에서 휴대전화가 끊긴 것은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실종여성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대조, 같은 사람과 통화한 사실이 있는 지 여부를 조사하는 등 동일범 소행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동일범 소행 무게..용의자 혐의점 못밝혀

경찰의 입장과 달리 3명의 실종여성들이 안양과 수원, 군포로 전혀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직장도 틀리지만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모두 마지막으로 휴대전화가 끊긴 점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찰은 노래방도우미 배씨 실종에 혐의를 둔 A씨의 차량 등에 대해 정밀감식을 벌였지만 혈흔채취 등 별다는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등 현재 이렇다할 혐의점을 밝히지 못했다.

A씨는 배씨 실종당일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고 알리바이를 대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노래방도우미 박씨의 경우, 경찰이 용의선상에 올린 박씨의 남자친구 B씨는 "(박씨 실종당일) 집에서 자고 있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회사원 박씨의 경우 가출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박씨가 실종전에 주변정리를 전혀 하지 않은 점은 범죄피해에 설득력을 싣고 있다.

경찰은 금품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별개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실종여성 대부분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통신회사들의 시스템적인 문제로 정확한 실종시각이 확인되지 않아 행방불명된 여성들이 실종당일 시간대가 아니라 다른 시간대에 화성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범행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성지역에 지리감이 높은 강도납치범이 실종여성들을 차량으로 납치한 뒤 비봉면 지역에서 휴대전화 배터리를 제거했다면 비봉면 일대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작업은 헛수고로 그칠 수 있다.

(화성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