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추가 전매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외국인의 전매가 만기를 위한 에너지 축적 과정인지, 본격적 이탈의 전조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7일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만일 182 포인트 이하에서도 대량 전매가 이어진다면 이탈의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지므로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만기 전 차익 프로그램 매도까지 연결되지 않더라도 만기일 폭발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선물 12월물이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세와 함께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무려 9686계약을 순매도 했으며, 장 중 최대 1만648계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결제약정이 5465계약 감소했고, 전거래일 대비 -0.05 포인트에 불과한 평균 베이시스의 감소를 보였다.

심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전일 외국인의 순매도를 '명백한 전매'로 규정했다.

심 연구원은 "현재로서 우려가 되는 점이 있다면 이 같은 대량 매도와 더불어 전매가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총 전매 규모가 1만6804계약에 이르는 점, 점차적으로 전매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 최근 평균 매수단가인 182 포인트 부근까지 전매가 이어진 점 등이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18일 이후 외국인의 연속 전매는 이틀을 넘기지 않는 편이었는데, 직전 10일 동안 8일간이나 전매가 나타날 정도로 지속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연속 전매 규모도 북한 핵 실험이 강행된 10월4일과 9일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달 30일 2만8433계약이었던 순매수 누적은 전일 1만1629계약으로 감소했는데, 같은 속도의 전매가 1~2일 더 이어지면 순매도로 반전할 수 있다는 게 심 연구원의 판단이다.

특히 182 포인트 이하에서도 매도가 계속되면 손절매가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프로그램 매수로 이어지는 상승 엔진이 멈춘 것일까?

심 연구원은 "아직 비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올 9월 6~12일 사이에 누적 순매도가 1만4239계약에 이르자 만기일 매수차익잔고의 폭발 우려가 확산됐지만, 만기 전일과 당일에 걸쳐 8921계약 증가에다 스프레드(PR) 매수까지 집중 유입되면서 대부분을 롤오버(만기연장)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아지까지 외국인의 연속 전매가 만기를 위한 에너지 축적인지, 본격적 이탈인지 단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매수차익잔고에 대한 청산이 불가피한 상황도 제기됐다.

심 연구원은 "특히 내년부터 사모 펀드에 대한 거래세 유예가 해제될 예정이며, 현재 누적된 매수 차익잔고 중 상당 부분이 사모펀드이므로 이번 만기 부근에서 거래세를 보상할 만큼 스프레드가 충분히 고평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만기 청산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스프레드가 가파른 상승을 거듭했지만, 아직 보상 수준은 미흡한 상태라서 결코 방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