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파업 사흘째를 맞은 3일 부산과 광양항 등 핵심 물류시스템이 마비상태로 빠져들고 있어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특히 처리물량이 늘어나는 월요일(4일)부터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는 오가는 컨테이너 차량들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 한산했다. 회사 관계자는 "평소 주말보다 반출입 물량이 30~50% 정도 줄었다"며 "수입물량도 늘어나 부두 컨테이너 장치율이 평소 55% 선보다 높은 64%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월요일이면 반출입량은 더욱 줄어들고 장치율도 높아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광양항도 물류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평소 주말의 경우 컨테이너 2000개(20피트짜리 컨테이너.TEU)를 처리했던 광양항은 지난 2일 600개(30%)에 그쳤고,이날도 오전 동안 116개를 처리,보통 때의 40% 수준에 머물렀다.

전국 최대의 내륙컨테이너기지인 경기도 의왕시 부곡동의 경인컨테이너기지도 지난 2일 컨테이너 2000개를 처리,평소 주말보다 30% 정도 줄었다. 경인ICD 관계자는 "3일은 육상물량이 200개에 불과해 자체 차량으로 처리가능했지만 내일부터 처리물량이 늘어나면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수출입 운송업체들도 파업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루 200대의 컨테이너 차량을 가동해 컨테이너를 처리해온 KCTC는 부산~경인 간 장거리 운송은 거의 중단됐다. 20여대의 자체 차량으로 급한 시내화물만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부산 용당컨테이너야드에서 컨테이너 130개를 신선대부두로 운송하려던 D사는 차량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 뒤늦게 겨우 차량을 확보했다. 하지만 운송이 늦어지는 탓에 이 화물을 싣고 2일 오후 8시에 러시아로 출발하려던 선박은 이날 새벽 1시에야 출항했다. 신선대부두측은 "5개 선석에 배가 접안하는 월.화요일이면 차량을 구하지 못해 부두로 화물을 가져오지 못하는 사태가 본격적으로 생겨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불법 행위가 다수 발생한 지역의 화물연대 지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적극 고려하고 차량 방화 운전자 폭행 등 화물운송 방해자를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현·김인완·최성국·하인식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