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대회 경비병력 없이 진행

폭력 시위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면서 한국노총이 25일 경비ㆍ진압 병력 없이 평화적으로 개최키로 한 전국노동자대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25일 오후 1∼4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8만명 이상의 노조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관계 로드맵 노사정 합의안 관철 등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길오 한국노총 대변인은 24일 "합리적 주장을 알리기 위한 집회라도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줘서는 호응을 받기 어렵다"며 "이번 집회가 폭력적 집회문화를 종식하고 평화적 시위문화를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 행사장 곳곳에 자체 조직한 1천여명의 `자율질서유지요원'을 배치해 참가자들의 질서 유지를 유도하고 교통정리를 하는 등 새로운 시위문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또 경비ㆍ진압 병력이 집회 참석자들과 함께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판단아래 준법시위를 약속하는 대신 교통경찰을 제외한 경비 병력을 배치하지 않도록 경찰측에 요청해 승낙을 받았다.

이번 평화시위 합의는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7일 이택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원장 책임 아래 평화집회를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경비병력을 배치하지 않도록 요청해 성사됐다.

노동계의 대규모 집회에 경비 병력이 배치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아무런 사고없이 진행된다면 준법시위 정착의 계기가 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수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아무런 탈없이 진행하고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한국노총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노동자대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