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이달 들어 1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연말을 앞두고 증시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운용계획상 연말까지 최대 2조원의 주식 매수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수급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9월 현재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규모는 19조5000억원으로 연초 20조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보유 주식 평가액이 주가 하락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연초 13조원에서 7조원의 평가이익을 내면서 연말에는 20조원으로 불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국민연금은 예상 포트폴리오상 연말까지 주식 보유 규모를 21조6000억원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국민연금의 매수 여력은 최대 2조원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앞으로 1500선까지 상승하면 주식 보유 가치가 자동으로 불어나면서 목표가 채워지는 까닭에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팀장은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1350~1400선 사이에서 횡보한다면 국민연금이 2조원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이 매수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한국전력 국민은행 GS홀딩스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1조2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홍 팀장은 또 "국민연금의 내년 기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2007년에 6조원가량의 신규 매수자금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의 하방 경직성 확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