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새 정부 조각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치안불안을 확산시키려는 저항세력의 공격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대통령과 총리 등 핵심 지도부 구성을 마친 이라크 제 정파가 각료 인선 협의를 본격 시작한 24일 곳곳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이어지고 종파 간 분쟁의 와중에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 피살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AP통신은 이날 바그다드에서만 7건의 차량폭탄이 터져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첫번째 차량폭탄은 바그다드 도심에서 러시아워 시간 대에 터져 3명이 죽고 25명이 부상했으며, 이후 2시간이 지난 뒤 바그다드 동부의 무스탄시리야대학 인근에 주차된 2대의 차량이 연쇄폭발해 10세 어린이 등 행인 3명이 죽고 22명이 다쳤다.

무스탄시리야대학 당국은 학생들을 노린 공격에 항의해 이날 하루 휴교령을 내렸고, 이라크 고등교육부는 저항세력의 이 같은 비인도적인 공격을 규탄했다.

이밖에 상가가 밀집한 카라다를 비롯해 뉴바그다드, 만수르 등 바그다드 3개 지역에서 폭탄이 적재된 차량 4대가 잇따라 폭발해 30여명이 부상했다.

또 바그다드 인근의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부근에서는 고문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15구의 사체가 실린 트럭 1대가 발견됐고, 바그다드 남서쪽 도라에서는 목졸려 숨진 2구의 사체가 수습됐다.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도 대학생 1명을 포함한 변사체 3구가 수습됐다.

분석가들은 이라크 새 정부 출범이 임박할수록 이를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의 공격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중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과 측근 7명에 대한 23차 재판이 이날 속개됐으나 개정 1시간30분만에 휴정됐다.

라우프 압델-라흐만 재판장은 이날 심리에서 검찰 측이 증거로 제시한 후세인과 타하 야신 라마단 전 부통령 간의 두자일 주민 처형 사건 관련 전화통화 녹음을 청취한 뒤 이 증거의 진위여부를 가릴 시간을 달라는 변호인 측 요청을 받아들여 내달 15일 심리를 재개키로 했다.

검찰 측은 1986년 녹음된 이 테이프에는 당시 혁명평의회 위원인 라마단이 후세인에게 후세인 암살기도 사건이 있었던 두자일 마을에서 진행한 농가 파괴 등 사후 조치 내역을 보고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