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비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몽구 회장이 24일 오전 9시 55분 검찰청사에 출두함으로써 약 한달간 계속된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정 회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고 답하고 11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짙은 회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차림의 정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시인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을 지으며 현대차 임원, 경호업체 직원과 함께 대검 청사로 들어갔다.

청사 민원실 주변에는 현대차그룹 직원 10여명이 나와 대기했으나 취재진과 물리적 충돌 등과 같은 돌발사태는 없었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현대차와 글로비스 등 계열사들을 통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 승계, 부채 탕감 로비 등을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회장의 소환조사를 끝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 관련 비리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말까지 정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 임직원 등을 일괄적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범죄 혐의를 순순히 시인할 경우 이르면 25일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강력 부인하거나 임직원 등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다시 소환하거나 현대차 임원진을 불러 대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비리 의혹 등 기업관련 비리 수사를 이번 주에 끝내고 다음 주부터는 현대차 비자금 용처 파악을 통한 정ㆍ관계 로비의혹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