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60원대로 복귀하며 한달여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21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신임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한 주 앞두고 있는 데다 위안화 절상 압력도 고조되고 있어 환율이 바닥을 뚫고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환율 960원대 하락..美 금리정책 변경.쌍둥이 적자 부담 이달 중순까지만해도 980원대로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던 환율이 하락반전하며 960원대로 복귀했다. 지난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10원 급락한 967.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 966.40원 이후 한달여만에 최저수준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 확대가 달러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초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재닛 옐렌 총재가 `금리가 중립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힌 데 이어 미 2월 소비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금리정책 변경 우려가 급격하게 번졌다. 일본이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했으나,시중에 통화를 무제한 공급하던 비상통화정책을 5년만에 중단키로 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5월 추가 금리인상설이 나돌며 달러의 상대적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경상적자가 2천249억달러로 전분기보다 21.3%나 급증하며 연간 적자 규모를 사상최대치인 6천681억달러로 늘린 점도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중인 린지 그레이엄과 찰스 슈머 미 상원의원이 이번주 중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위안화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 20일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 94년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8.03위안을 밑돌았다. ◇박스권 유지 안심 못해 환율이 12거래일만에 960원대로 하락하자 환율 상승 전망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28일로 예정된 미 FOMC를 전후해 전저점인 957원 아래로 떨어지며 8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선물 전성웅 연구원은미 국채와 독일, 일본의 10년 만기 채권수익률간 스프레드가 계속 좁혀지는 등 미국의 금리인상 조기 중단 가능성이 채권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당장 이번주내 연중 저점인 975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이 3개월째 유지하고 있는 114~119엔 박스권을 이탈하지 않는 한 원.달러 추가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엔 환율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 월말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되는 외국인 주식배당금 수요 등으로 원화 독자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는 분석이다. SK증권 김재은 애널리스트도 "시장의 위안화 절상 기대감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이달내로 945원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나, 배당금 수요 등으로 950원 아래에서는 강한 반등도 가능하다"며 "미국의 압력으로 기대와 달리 중국이 추가로 위안화 절상할 여지가 많지 않은 편이라 FOMC를 무사히 넘길 경우 970원선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SK증권은 하반기 환율이 920~930원까지 떨어지는 등 장기적 환율 하락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