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재건축 규제를 위한 종합대책을 검토하고 나섬에 따라 서울 강남권 등의 재건축사업은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허용 연한을 준공 이후 '20년 이상'에서 '40년 이상'으로 연장할 경우 대부분의 단지들은 재건축사업이 10년 이상 뒤로 늦춰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축사업 일정상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곳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건축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압구정동 현대,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이 모두 이에 해당돼 주목된다. ◆'40년 연한'땐 10년 더 기다려야3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서울 재건축 추진단지는 2만5798가구에 달한다. 이 중 강남권 4개구 물량은 약 6000가구에 이른다.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압구정동 구현대3차(432가구)·구현대4차(170가구) 잠실동 주공5단지(3930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압구정 구현대 3,4차 단지의 경우 준공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재건축 허용시기가 '준공 이후 40년'으로 강화되면 앞으로 10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한다. 지난 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도 마찬가지다. 안전진단보다 훨씬 전인 추진위원회 단계에 있는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강동구 고덕주공5~6단지,서초구 반포동 한신3차 등은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남구 개포주공(1~4단지) 강동구 고덕주공(1~4단지) 둔촌주공(1~4단지) 등 주요 저밀도 지구는 일단 사정권에서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40년 규정'을 충족했더라도 개발부담금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낙관하기는 어렵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재건축 단지들은 '산 넘어 산' 격으로 악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로는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 가격급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풍선효과'로 강남 일반아파트 반사이익 관측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투자매력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와 기존 일반 중대형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려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재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같은 곳은 초고층 재건축이란 호재가 없어지더라도 소형 재건축 아파트들과 달리 실제 거주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가격 폭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팀장은 "재건축 추진 자체가 어려워지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기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