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대상국과 일정 등을 담은 일본의 글로벌 경제전략에 관한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가 눈길을 끈다. 올해는 아세안과 FTA를 매듭짓고, 2007년부터는 인도 호주, 그리고 2009년부터는 중국 한국 등과 본격적인 FTA 추진에 나선다는 내용으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주도(主導)하겠다는 일본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당초 작년 말까지 FTA 체결을 목표로 했던 한국을 신사참배 등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 때문인지 뒤로 미룬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일본이 이렇게 글로벌 경제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는 것은 우리로서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이 세계경제와 동아시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경제협력의 중요한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누차 강조한 바 있지만 FTA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흐름이다. 최근 들어 해외시장의 블록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양자간 자유무역 장치는 더욱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는 발등의 불이나 마찬가지다. 늦게나마 칠레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아세안 등 FTA 체결에 정부가 속도를 붙이고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아무하고나 FTA를 추진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여기에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전략이랄 수 없다. 전략이라면 우선순위가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FTA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미국 중국 일본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에 별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이 금년 내로 아세안과 FTA를 매듭짓는다면 아세안, 나아가 동아시아를 둘러싼 한ㆍ중ㆍ일 3국간 주도권 경쟁은 불을 보듯 뻔한데 우리의 전략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호주를 일본이 FTA 우선순위에 올려 놓았다면 그 의미 분석과 함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새해 국내기업들의 화두는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한다. 환율 유가 등 난관(難關)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기업들이 이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글로벌 경제전략을 재검토해 기업들의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