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원 < 메트로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 marianneseok@yahoo.com >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회사의 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콜금리다. 이론적으로 콜금리는 금융시장의 수급 사정에 의해서 변동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국은행이 통제하고 있다. 경기가 과열되었다고 보면 콜금리를 높여 시중 자금을 흡수하고,경기가 위축될 것 같으면 콜금리를 낮추어 경기 활성화를 꾀한다. 지난 8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0.25% 올렸다.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콜금리를 연 3.25%로 계속 동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 기준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외국 자본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9월에도 콜금리는 동결됐다. 아직은 경기활성화가 우선 과제로 여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다음 달에는 금리 인상 여부를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는 한은 총재의 말 한마디에 금리 변동이 심해진 것을 보면 현재 금리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은가 보다. 골치 아픈 금리 논쟁은 잠시 뒤로 미루고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금리여행을 떠나보자.화폐제도가 정착되기 전에도 무엇을 빌리면 대가를 치러야 했다. 조선시대 기록에는 봄에 쌀 2말을 빌려주면 가을에 이자까지 합쳐서 3말을 받았다고 한다. 곡식이 귀한 봄과 추수가 끝난 가을의 쌀 한 말 가격이 같지 않겠지만 간단히 계산하면 이자율이 50%인 셈이다. 그런데 이보다 높은 대가를 요구하는 고리대가 많았는지 성종 2년(1470년)에 완성된 경국대전에는 원래 빌려준 곡식의 5할 이상을 받으면 장 80대를 친다고 적혀 있다. 조선 후기,화폐제도가 자리잡은 후 객주라는 전문적인 금융업자들이 생겼다. 그들은 주로 왕실이나 왕족,세도가의 돈을 맡아서 이자놀이를 했다. 보통 월 2푼의 이자를 주고 맡아서 월 2.5푼의 이자를 받고 빌려주었다. 그런데 돈의 수요 공급에 따라 금리변동이 아주 심했다. 이자가 비쌀 때는 월 5푼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이런 무담보 단기자금을 시변(時邊)이라고 했다. 반면 큰 상인들이 이해관계가 있는 소상인에게 빌려주는 돈은 금리가 연간 1할을 넘지 않았는데 이를 의변(義邊)이라고 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특혜금융인 셈이다. 우리 금융회사들이 콜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객주들처럼 자금시장의 수급에 따라서만 이자율을 정한다면 현재 금리는 어느 수준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