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900선 초반에서 머뭇거리던 증시가 어느새 970선까지 넘어섰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뜻 오름세에 가세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는 연 이틀 천억원대 순매수를 지속하며 다시 사자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시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외국인 매수세… 먼저 최근 추이부터 한번 정리해 볼까요? -일단 눈길을 끄는 것이 바닥권을 기고 있던 외국인 주식 매입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인데요. -특히 지난 주에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닷새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시장이 1000선으로 올라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외국인 주식 매입 아닙니까?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3월 초까지는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는데, -3월 초 정점에 이른 뒤 계속 비중을 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올 한 해 외국인 주식 매입이 크게 늘었다가 다시 줄면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 주에는 이 같은 흐름에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 비중이 줄어든 데는 해외 투자자들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MSCI 지수에서 대만 주식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알려졌는데요. -6월 초로 비중 조정이 마무리 되자마자 우리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어 이제 외국인 이탈이라는 부담은 해소된 것이 아닌가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 매수가 다시 우리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로군요. 최근의 미국 시장도 다시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른 영향도 예상해 볼 수 있을까요?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데 대해 몇가지 분석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그 첫째가 한국 시장 등에 투자하는 미국의 뮤추얼펀드로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3월 이후 계속 빠져 나가다가 최근 순유입세로 돌아서고 있는데요. -펀드는 돈이 들어 오면 주식 매입을 늘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에 따른 영향이 첫번째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종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입니다. -지난 1일에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는 물론 우리 증시도 함께 올랐는데요. -금리 인상 중단은 미국 통화 당국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축적인 태도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또, 달러로 자금을 차입해 해외에 투자하는 이른바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상당히 위축돼 왔는데, -이 같은 자금의 부담도 덜어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가 미국 시장에서 IT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나스닥 시장이 2100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인데요. -지난 주말에는 다시 하락하긴 했습니다만, 지난 4월말 1889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어느 새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외국인 주식 매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 주식 매입을 밝게 보는 요인들이 여러가지가 있군요.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시작된 데 대한 배경 가운데 하나가 미국이 금리 인상의 고삐를 늦추려고 한다는 것을 들었는데요. -이를 달리 말하면, 경기 회복의 성과가 기대만큼 선뜻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유가 급등 등으로 소비 심리도 좋지 않고, 실업률도 양호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경기 회복을 반영할 정도의 수준은 못 된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추세가 주춤하다는 것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경기 회복이 더디다면 시장에도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가 국내 증시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살아나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는데 -삼성전자의 주가가 썩 시원찮다는 것입니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월 IT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가 줄면서 3년 3개월만에 처음 전년 동월비 감소세를 보였다는 것도 이 같은 주가 약세에 한 몫하고 있고요. -IT 대형종목들의 2/4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는 다소 낫겠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도 -외국인 매수세 지속을 예상하기에 부담이 되는 요인들입니다. -나머지 하나가 중국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 시장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 시장도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을 꼽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을 사고는 있지만 선뜻 이전처럼 블루칩들을 쓸어 담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로군요. 주로 어떤 종목들을 샀습니까? -지난 한 주 동안 살펴보면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는 하이닉스 반도체와 LG카드, LG전자, SK텔레콤, 현대미포조선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은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렵고요. -오히려 삼성전자와 포스코, 삼성SDI는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라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목만 놓고 본다면 시장의 핵심 종목보다는 주변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결국, 이를 놓고 보면 하반기 IT 경기 회복이라든가 국내 내수 경기 회복 가능성 등이 구체화돼야 본격적인 주식 매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 주식 매입이 다시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긴 하지만 추세적이라고 보기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다시 방향을 돌리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주식을 사들일지는 단정짓기에 이른다는 지적이로군요. 이번 주에는 주식시장이 나흘 밖에 열리지 않지 않습니까? 하지만 국내외에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많은 것 같던데요. 끝으로 이것을 한번 정리해 볼까요? -외국인 매수세 전환과 관련해 거듭 언급된 것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완화 문제였는데요. -이것과 관련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 의장이 9일(10일 새벽) 미국 의회에서 최근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보다 명확한 방침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요. -이보다 앞서 7일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그리고 9일에는 인텔이 실적을 발표하게 되는데, -IT 분야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두 회사의 실적 발표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9일에는 우리 시장에서도 선물옵션 동시 만기에다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목표치 결정이 예고돼 있고요. -11일 새벽에는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역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