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갑자기 숨진 중국인 승객을 8시간동안 화장실에 격리해 둔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국 언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27일 이 소식을 일제히 비중있게 다루면서 사망자의 시신을 화장실로 옮긴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나이티드사는 26일 성명을 통해 이는 다른 승객 322명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기내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시간 25일 오전 4시 55분 샌프란시스코발 베이징(北京)행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UA889편에 타고 있던 48세의 중국인 남자가 이륙 2시간쯤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승무원들은 승객 중 의사와 간호사를 찾아 응급조치토록 했으나 끝내 숨을 거두자 기내 뒤편의 화장실로 시신을 옮겨 베이징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8시간 가량을 그 곳에 두었다는 것이다. 항공사측은 이 승객이 숨진 직후 소지품을 뒤져 그가 중국인이란 사실을 확인했으며, 심장병 약을 가지고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심장병이 발병하는 바람에 숨진 것으로 검역당국은 추정했다. 문제는 시신을 바로 뉘울 수도 없는 좁은 화장실로 옮겨갔다는 점으로, 중국 언론들은 이 여객기에 탑승했던 중국인 승객들의 말을 빌려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천사오펑(陳少峰) 교수 등 전문가들은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좀더 적당한 장소로 격리시켜 숨진 사람의 존엄성도 보장했어야 마땅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