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과 '춘향전'을 결합한 우리식 뮤지컬로 눈길을 끈 '인당수 사랑가'가 지난 22일부터 대학로 발렌타인극장 3관에서 재공연에 들어갔다. 2002년 4월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이번이 다섯 번째 공연. 2003년 9월 삼청각 공연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상륙 중 관람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새롭게 다듬은 이번 공연은 7월까지 계속된다. '심청전'과 '춘향전'을 뒤섞은 줄거리가 일단 흥미롭다. 눈 먼 아비 심봉사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효녀는 심청이 아닌 심춘향. 그네를 타러 나갔다가 사또의 아들인 몽룡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곧 반대에 부딪히고 둘은 야반도주를 감행하나 결국 붙잡혀 춘향 대신 심봉사가 옥에 갇힌다. 딸이 지체높은 도련님과 연애하도록 '방치'한 죄 때문이다. 원작에서 심청이 아비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인당수는 이 작품에서 춘향과 몽룡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슬퍼하며 몸을 던지는 장소로 바뀐다. '심청전'과 '춘향전'이 모두 해피엔딩인 것과 달리 춘향과 몽룡이 죽어 한쌍의 나비로 환생한다는 결말도 원작과 다른 부분.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유쾌하게 전개되는 듯 싶다가 비극으로 끝나버리고 만다는 것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도창을 맡은 배우가 해설과 함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등 주요 대목을 부르고 인형극 등 전통극 요소도 가미해 잔재미를 살렸다. 박새봄 작, 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김준원 김도현 정재용 이동재 이진 오대환 고서희 등 출연. '헤드윅'으로 열연 중인 배우 오만석이 공연이 비는 날을 이용해 카메오로 등장,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1만 5천-3만 5천원, 커플석 6만-8만원. ☎02-741-9120~1.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